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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남부 지역, ‘역전세난’ 현상 대두… 내년에 본격적으로 심화될 듯 2017-11-24 21:42:31
작성인 김진원 기자 조회:260    추천: 24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며 전세대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현 시장 분위기는 사뭇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수요가 예년보다 크게 줄어든 데다 올해 연말부터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오히려 `역전세난` 현상이 대두될 것으로 보여 부동산 업계의 우려를 낳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본보는 역전세난의 원인과 현상에 대해 알아보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점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새 아파트 물량의 대량공급으로 인해 `역전세난`
수요자들이 집 마련 미루고 `관망` 분위기

아파트 입주 물량이 대량으로 공급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 화성ㆍ용인ㆍ수원ㆍ오산 등을 비롯한 수도권 남부 지역에 `역전세난` 현상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내년엔 더 많은 입주 폭탄이 기다리고 있어 집을 팔아도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깡통전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먼저 전세난은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전세로 나온 매물보다 전세를 찾는 수요자의 수가 많아 전세 가격이 올라가는 현상을 말한다.

이에 반해 역전세난은 말 그대로 전세난이 거꾸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소유하고 있는 아파트, 오피스텔 등의 인근에 대량의 공급이 쏟아지면서 수요자보다 공급세대수가 많아지다 보니 오히려 전세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전세 매물을 시장에 내놔도 수요자가 없어 기존에 전세보증금보다 하락해 집주인들은 어려운 상황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전세보증금 1억 원이던 시세가 이사하려는 사람들이 줄어들어 시장에 매물이 쌓이고, 그렇다보니 시세가 떨어져 7000만 원에서 8000만 원으로 전세보증금이 하락하게 된다.

이 같은 현상은 현재 서울보다는 수도권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파트 매매가와 전셋값이 강세를 띠고 있는 반면, 아파트 물량이 대량으로 공급되고 있는 경기 화성ㆍ수원ㆍ용인ㆍ오산 등 남부권은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부동산시장에서 역전세난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대표적인 원인은 새 아파트 물량의 대량공급이다. 물량 공급이 많아지자 수요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많아지고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과 맞물려 전세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당장 집 구매를 미루고 상황을 관망하며 집값 하락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남부 부동산시장은 입주물량 집중으로 인한 집값 하락에 따른 미분양 증가와 역전세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년 수도권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많아 역전세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관 업계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 일대의 입주물량은 약 12만9000가구에 달해 지난해 8만7600여 가구보다 47% 이상 늘어났다.

특히 경기도에서 입주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화성시로 이곳의 입주물량은 지난해 1만3297가구에서 올해 2만3262가구에 달한다. 내년에 화성시에는 3만1776가구가 집들이를 할 예정으로 당분간 증가 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는 그동안 화성시에서 공급된 아파트가 많다는 의미로 화성시의 연평균 분양물량은 1만955가구로, 2015년 2만4858가구, 지난해 2만3221가구로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용인시 역시 지난 2년간 분양물량이 급증했다. 연평균 분양물량이 6915가구인데 2015년에 2만5645가구로 271%로 대폭 급증했다. 연평균 분양물량이 2308가구인 광주도 2015년 8142가구, 2016년 5203가구로 각각 253%, 125%씩 증가했다.

평택(연평균 6615가구)의 경우는 올해 특히 분양물량이 급증해 지난해 무려 2만311가구가 분양됐다.

이 같은 대폭적인 물량 공급으로 자연스레 화성시의 집값은 약한 보합세 또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KB부동산 통계분석을 보면 화성시의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보다 0.31%P 떨어졌다. 실제 이 아파트 전용 101㎡, 3층 기준 분양가는 3억9170만 원이었지만 현재 3억7000만 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마저 등장
갭투자자들 대출 부담으로 어려움 처해질 수도

물량 폭탄으로 집값이 하락하자 일부 단지에는 과잉공급으로 분양가보다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도 나온다. 다음 달(12월) 입주가 시작되는 A단지의 경우 분양가 보다 1000만 원 이상 가격이 떨어진 상태다. 분양 받은 집을 전세로 내놓고 시세차익의 발생을 기다리는 갭투자자들이 대출 부담으로 인해 매매에 나서면서 가격도 하락하기 때문이다. 갭투자자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들은 추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공인중개사사무소에 급전세와 전세금 반환 대출조달을 문의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만약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이 어려워지면 집이 경매로 넘어갈 수도 있어 최악의 경우 제2ㆍ3금융권으로 시선을 돌리는 상황에 처해질 수도 있다.

이처럼 입주 예정인 아파트값이 하락하자 기존 아파트값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2015년 입주한 `동탄2신도시KCC스위첸` 전용면적 84㎡ 아파트는 지난해 9월 4억57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올 9월에는 4억2000만 원에 거래되며 하락세를 보였다.

집값이 흔들리자 이에 그치지 않고 전셋값 역시 영향을 받고 출렁이고 있는 형국이다. 국민은행 시계열 조사 결과 올 10월까지 화성시 전셋값은 1.68%P 하락했다.

동탄2신도시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동탄역과 가까운 역세권 단지는 가격 방어가 이뤄지고 있지만, 비역세권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고점을 찍은 후 줄곧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규제로 집값 하락세가 점쳐지자 매수 희망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흘러가는 정황상 업계 전문가들 역시 경기도 남부권은 집값 하락세로 인한 역전세난이 내년부터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경기 남부권 입주 물량은 7만3873가구(경기도 전체의 45%)로 올해보다 더 늘어난다. 2014~2015년 주택시장 호황 때 크게 증가한 분양 아파트가 올해와 내년, 2019년에 집중적으로 준공되기 때문이다.

`역전세난`에 이어 `깡통주택` 현상까지 도미노 현상
전문가들 "집주인은 물론 세입자까지 피해볼 가능성 농후"



일각에서는 깡통주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역전세난은 매매ㆍ전세가격 동반 하락을 불러와 집을 팔아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기도 어려운 `깡통전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요즘 수도권 주택수요자들은 내년 집값의 움직임을 보고 움직이려는 성향이 강해진 상태"라며 "서울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일부 수요자들 빼고는 매도ㆍ매수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선 분위기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화성 등 경기 남부지역의 입주물량이 폭등하며 매매ㆍ전세시장을 위축 시키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 내년에도 지속된다면 일부 단지에는 매매가가 전셋값 아래로 떨어지며 깡통주택 현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깡통주택은 주택담보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을 합친 금액이 주택 현재 매매가격의 80%가 넘는 주택으로 집주인이 집을 매매해도 대출금이나 세입자 전세금을 다 갚지 못하는 주택을 말한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가 자신의 돈과 증권회사에서 빌린 자금을 합쳐 사들인 주식의 가격이 융자금 이하로 떨어져 담보유지비율이 100% 미만인 계좌를 `깡통계좌`로 부르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집주인이 대출금을 갚지 못해 깡통주택을 경매에 넘기게 되면 주택경매 매각가율이 80%대 이하로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며, 설사 급매로 주택을 처분하고자 해도 제값을 받기 어려워 결국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가 피해를 입게 된다.

업계 "피해 막기 위한 대책 시급하다"
확정일자 보장, 전세금보증보험 등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

결국 추후 예상되는 문제들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기존주택 매각 지연, 잔금대출 확보 어려움 등으로 전세 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대규모 입주 예정단지가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가격 및 입주율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고 미입주 물량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유관 업계 한 전문가는 "보증금과 대출이 주택가격의 70%를 초과한다면 계약을 피하는 것이 좋다"며 "이 경우 경매를 통해 낙찰된다 하더라도 남는 금액이 거의 없어 결국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확정일자(주택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날짜)를 동사무소나 법원에 방문해 임대차계약에 도장을 찍으면 효력이 발생하게 돼 최우선변제권 권리가 생긴다"며 "확정일자를 받지 않으면 전입일이나 근저당 설정보다 우선이 됐어도 보증금을 받을 수 없다"고 조언했다.

또한 전세금보증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전세금보증보험은 집이 경매에 넘어가거나 전세 만기일이 지났는데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SGI서울보증 등 보증기관이 대신 전세금을 돌려주는 보험 상품이다. HUG 상품이 수수료가 더 싸고 보증신청 가능 기간이 더 길지만, 서울보증보험의 전세금 보장신용보험은 가입 한도액 제한이 없는 장점이 있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임차인이 거래가 활발할 때까지 재계약을 해준다면 좋겠지만 재계약을 안 하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임대인 입장에서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보증보험에서 구상권을 행사하고 3개월이 지나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보증보험 측으로 전세금 반환이 되지 못했다면 집이 경매로 넘어갈 수도 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집주인도 전세 만기가 다가올 경우 전세보증금 반환을 위한 여유자금 융통 준비가 필요하다.

현재의 흐름 속에서 정부가 내년에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올리면 하우스푸어와 깡통전세가 늘어날 것이고 이르면 이달 `주거복지로드맵`까지 발표하면 전월세상한제나 임대차계약갱신 청구권 등 세입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나올 것으로 보여 갭투자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방과 수도권 남부 이외에도 서울 강남 역시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 송파와 강동 지역의 경우 내년에 9500가구에 달하는 `송파헬리오시티`를 시작으로 개포와 강동에서 1만2000가구 이상의 입주 물량이 나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2~3채 이상씩 가지고 있는 갭투자자들은 위험 신호등이 켜졌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면서 "서울 강남 역시 전세가율이 지나치게 높은 상황에 투자를 한 사람들이 많아 안전하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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